신동화 명예교수의 살며 생각하며 (317)

휘영청 밝은 보름달은 누구에게나 아련한 마음속 깊은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정경이다. 더욱 추석의 크고 둥근달, 기후는 우리 봄에 최적의 온도, 풍요로운 가을 추수, 이들이 겹쳐 마음도 그득한데 여기에 은은한 달빛이라니. 살아가면서 가장 마음속에 따뜻하면서도 아련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순간이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되는 정경이다. 더욱 감수성이 최고인 젊은 날에 맞았던 그 느낌은 오래 기억되고 있다. 이런 정취를 주고 있는 달, 이 달에 대하여 고마움을 알아야 할 조건들이 많다는 것을 여러 글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
태초로 넘어가서 초기 지구인 가이아(Gaia)가 원시행성인 테이아(Theia)와 충돌하면서 분리 과정을 거쳐 지금과 같은 지구와 달이 생성되었다고 한다. 즉 지구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서 달이 되었다는 이론이 지지를 받고 있다. 어떤 원인이든 지구와 달이 생성되었고 이들이 가장 가까이에 있는 행성으로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는 것은 확실히 밝혀지고 있다. 만약 달이 없었다면 지구는 지금과 같은 환경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달은 지구 생태계와 생명체의 역사에서 필수적인 동반자라 할 수 있다.
지구가 생명의 위성이 될 수 있게 된 것은 물인데, 이 물은 혜성과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서 가져온 물이 뜨거운 지구를 식히고 수증기 화하여 비와 물로 되었다는 추론이다. 물이 존재하게 되면서 모든 생명체가 나타나게 되었고 최초의 생명체는 물속에 있는 여러 성분의 최적의 조합으로 서로 결합하면서 생명인자가 만들어지고 이 인자가 생명체의 근원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 지구에 남아있는 자취로 보아 최초의 생명체는 루카(Luca)로부터 시작된 시아노박테리아(남세균)로 단세포이면서 원시핵세포를 화석으로 남아있는 것을 분석한 결과이니 신뢰도가 높아진다. 하여튼 상상하기 어려운 큰 변화에 따라 지구와 달이 짝꿍이 되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친근한 달의 모습이 되었고 이 달의 힘이 미쳐서 지구가 23.5o로 비스듬해졌다는 이론이 정설화되었고 지구가 계절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달이 지구를 29일마다 한 바퀴 돌면서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지구 자전축의 안정화로 안정적인 기울기를 유지하게 한다. 또한, 지구 표면적의 3/4을 차지하고 있는 해양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즉 생명체가 처음 시작되었던 해양의 상태를 하루에 2번씩 밀고 당겨 해양에 있는 바닷물의 순환을 돕고 영양분을 공급, 다양한 생명체를 품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밀물과 썰물(조수)은 생명의 원천인 해양의 상태를 살아있게 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바닷물의 이동으로 생명체에게 산소를 공급하여 생존 가능한 조건을 만들어주고 있다. 또한, 지구에 사계절을 만들어주는 것도 달의 역할이라는 것이 확실하다. 또한, 지구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역할도 한다고 한다.
원래 지구에서 떨어져 나간 달이 자기 모체를 위하여 이런 여러 조건을 만들어주어 지구를 생명의 땅으로 만들어 준 것에 감사를 표해야겠다. 이태백이 놀고 계수나무와 토끼가 사는 것으로 상상했던 달이 이제 인간의 발자취를 남긴 최초의 위성이 되었고 각국은 잘 탐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은 장래에 달을 탐험하려고 시도한다니 기대가 된다.
달은 불행하게도 그 크기가 작아 공기나 물을 품을 수 있는 중력이 낮아 생명체가 존재할 수는 없다고 하나 지구는 절묘하게도 중력과 공기, 그리고 물을 잡을 수 있는 중력을 갖춰 지금의 지구가 생명의 땅으로 변한 조건이 되었다. 이 지구의 주위를 돌면서 지구의 인간과 생명체에 끊임없이 큰 혜택을 주고 있는 달에 감사하는 것은 이들의 관계를 알고 난 이후이다. 단지 지구와 위성의 관례를 넘어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에 생각이 가면 이 둘의 관계를 넘어 우주의 신비를 다시 느끼게 된다. 더 가까이는 태양계가 되겠으나 범위를 훨씬 좁혀 지구와 달의 관계는 지구가 달을 붙잡고 있는 역할은 하지만 그 외 수많은 혜택을 지구에 주고 있는 것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이 감사를 표해야 할 대상이다. 자연의 섭리는 알아갈수록 신비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이 우주, 자연 앞에서 엄숙하고 겸허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느낀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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